오마카세 글쓰기 클럽과 헤어질 결심

오마카세 글쓰기 클럽과 헤어질 결심

저는 오글클과 끝났습니다! (후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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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min read

We are done(우린 끝났어)

Are we really done

We’re done, we’re done

Done이란 표현은 영미권에서 업무나 대인 관계에 넓게 쓰입니다. 끝났으니 더 이상 할 게 없다는 의미로 남녀가 헤어질 때도 We are done이라고 하죠.

그래서 위 노랫말 "We are done"만큼 헤어짐을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제 오글클과 끝났습니다.

I am so done with 오글클!

시원 섭섭, 복잡 미묘한 마무리

"돈 내고 글 쓰는 이상한 모임"인 오마카세 글쓰기 클럽을 운영한 게 벌써 9개월째입니다.

22년 11월,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이 모임은 기수가 늘어날수록 아주 놀랍게 진화했습니다.

단순 환급 모델에서 생돈(?) 내고 글 쓰는 "글쓰기&성장 부트캠프"가 되고, 운영 규칙들도 계속해서 발전했습니다.

그리고 오글클을 통해 작게는 제 개인의 삶, 크게는 오글클 참가자들의 삶을 바꾸는 경험을 했죠.

-모든것의 시작.facebook

직접 경험한 오글클의 소중한 순간들을 열심히 기록했고, 쓴 포스팅도 총 8개나 되네요!

(오글클 모집 글 제외)

  1. 삶의 일부가 될 때까지,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거지

  2. 오글클, 손 끝에서 발견한 내 안의 빛

  3. 300개가 넘는 글을 피드백하며 느낀 점

  4. 가장 강력한 변화의 도구

  5. 돈 내고 글 쓰는 이상한 사람들

  6. 글쓰기 클럽 운영 후 느낀 점

  7. 10주 꾸준히 글 쓰고 변한 점

  8. 얼마에 사시겠어요? 제프 베조스와 워렌 버핏의 “글쓰기 능력”

지금 막 4기 활동이 끝났는데, 마무리 과정은 항상 시원섭섭합니다.

어쨌든 끝났으니 속 시원하기도 하지만, 참가자들의 글쓰기 여정이 끝났다는 아쉬움이 항상 남아요. (물론 오글클 이후에도 꾸준히 다양한 글쓰기 활동을 이어가시는 분들이 계시지만요.)

또, 이즈음 제 머릿속은 복잡 미묘해지기도 합니다.

  • 멤버들 입장에서 오글클이 충분히 좋은 경험이었을까?

  • 오글클이 전달하고 싶던 가치들이 효과적으로 전달됐을까?

  • 어떻게 했어야 그들의 성장에 더 기여할 수 있었을까?

이런 걱정스런 마음이 생기거든요.

성장 중독자들 덕에 생겨난 이야기

돈 내고 글 쓰는, 이 이상한 사람들이 없었다면 오글클은 4기까지, 9개월 넘게 이어질 수 없었을 겁니다.

오글클이 없었다면 그들도 성장도, 저 스스로의 성장도 없었겠죠.

매주 글을 서로 피드백하며 글이 더 좋아지는 모습을 보고 뿌듯해하던 기억이 납니다. 모든 참가자에게 이런 보석같은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상호 피드백은 제가 더없이 소중하게 느낀 "타인의 성장을 이끄는 경험"을 참가자들이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게 마련한 장치였는데, 실제로 잘 작동해서 아주 기뻤습니다.

더 좋은 글을 쓰고, 스스로를 더 잘 알게 되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들은 오글클에 참가하는 "성장 중독자"에게는 그야말로 최고의 경험이었을 겁니다.

또 성장에 진심인 이 성장중독자들이 자신의 소셜 서클 밖 사람을 만나 다양한 시각을 견지할 수 있다는 점도 참가자를 자극하는 요소였습니다.

저 또한 멤버들 글을 몇 번이나 읽어보며 구성원들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느끼고, 매주 우수 글 리뷰를 통해 다양한 배경의 참가자로부터 새로운 관점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한 번도 실제로 만나지 못한 사람인데도, 글을 읽다 보면 그가 사람인지, 그의 생각을 아주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됐습니다.

다양한 참가자가 진심을 담은 글을 매개로 서로 공명하며 연결되던 순간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신비롭고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하면 할수록 더 어려운 커뮤니티

오글클이라는 커뮤니티를 운영 할수록 제 부족함을 깨닫게 됩니다.

글쓰기 습관을 주입된다고 큰소리치지만, 항상 100% 마음대로 되지는 않더라고요.

안 쓰던 글이 갑자기 쉽게 쓰이지도 않고, 별도의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서 결과물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은 항상 예상보다 어렵거든요.

기본적으로 인간은 변화를 싫어하고, 변화를 회피하고자 진화했으니까요.

"꾸준히 글 쓰는 나"로 변화할 수 있게 차근차근 접근하는 방식을 취하고는 있지만, 모든 참가자를 만족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만족하지 못한 참가자가 있다면 왜 그랬는지 이유를 파악해서 다음에 개선할 수 있게 노력할 뿐이죠. 제가 부족해서 일어난 일이니, 더 정진하는 수밖에요.

하지만 오글클이 제공하는 코어 밸류에 깊게 공감해 주시는 분들은 두 번, 세 번, 심지어 네 번 연속으로 참가하시기도 합니다. 재밌는 건 그런 분이 한두 분이 아니라는 사실이죠.

이번 4기에서도 5기까지 활동을 이어 나가는 분들이 무려 7명이나 돼요!

이분들이 있기에 제가 오글클을 계속 운영할 수 있었던 거죠.

글쓰기가 중요해?

중요합니다. 아주 중요합니다.

(반박 시 당신의 말이 맞습니다!)

그 중요성을 아는데, 행동하지 않았거나, 중요성 자체를 아직도 모른다면 아마 평생 변화가 없을 거에요.(그리고 그런 분들은 이 글을 아마 읽고 있지도 않겠죠)

그리고 그걸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는 삶을 살아갈수록 아득히 더 커져만 갈 겁니다.

겁주는 게 아니고 사실이 그렇습니다.

오글클 멤버들 자신의 성장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가 자신이 일하는 분야의 성과로 이어졌고, 다양한 사이드 프로젝트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바다에 떨어지는 물방울 | 프리미엄 사진

인생은 그렇게 조금씩 바뀌는 거죠. 물방울 하나가 작은 파동을 일으키듯요. 한 번에 로또 당첨되듯 변하는 게 아니고요.

그리고 꾸준한 글쓰기는 인생을 바꿀 작은 물방울임을 저는 이제 명확히 알게 됐습니다.

그렇지만 오글클은 끝입니다.

I am SO done with 오마카세 글쓰기 클럽.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오마카세 글쓰기 클럽은 5기를 마지막으로 끝납니다.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신종목이라는 사람이 중심이 돼 운영되던 글쓰기 모임, 오글클 1.0은 끝입니다.

5기 이후로, 오마카세 글쓰기 클럽에서 성장한 멤버들이 주축이 된 오글클 2.0이 시작됩니다.

5기 이후로는 이제 더 이상 "오글클"이 오마카세 글쓰기 클럽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오리지널리티를 발견하고 성장하는 것을 중심으로 하는 오리지널 글쓰기 클럽을 의미합니다.

오글클 2.0은 오글클에 직접 참가해온 멤버들이 자신만의 관점과 방향으로, 자신이 경험한 성장을 다른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게 돕는 형태가 될 예정입니다.

오글클 커뮤니티의 일원이었던 멤버가 직접 오글클 산하 독립 브랜드의 클럽장이 돼서 자신만의 커뮤니티를 운영하게 되는 거죠. 이미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왔고, 세부 내용이 개발 중입니다.

예를 들면 오글클의 1기와 3기에 참가하고,(많은 우수글에 선정되시기도 했죠) 4기 부매니저 활동을 한 태완님은 글쓰기 초보자들이 글쓰기에 쉽게 재미를 붙일 수 있게 하기 위한 "초글클(초보 글쓰기 클럽)"을 계획 중이에요.

2기, 3기, 4기, 그리고 5기까지 활동할 예정인 태윤님은(물론 많은 우수글에 선정되셨고요) 부부나 커플이 함께 글을 쓰는 것의 힘을 느끼시고 "커글클(커플 글쓰기 클럽)"과 같은 방향을 고민 중입니다. 분명 커플이나 부부에게 필요한 클럽이 될 거라 믿습니다.

4기에 참가하시고, 5기도 활동할 예정인 승혁님은 밴쿠버로 곧 이주하시는데, 밴쿠버에서 "밴글클(밴쿠버 글쓰기 클럽)"을 운영을 고민 중이에요.

4기 최우수활동자에 선정되면서 화려하게 데뷔한 건희님도 5기에 참가하시고, 그 이후 "실패 글쓰기 클럽"을 운영할 계획이에요. 성공으로 달려가는 과정 중 크고 작은 실패를 기록하는 글을 쓰는 클럽입니다. 아주 흥미롭죠?

3기, 4기 활동 후 필력을 꽃피우신 보영님도 5기에 참가하시면서 향후 꾸려갈 자신만의 글쓰기 클럽을 고민해 보신다고 해요.

보영님 표현을 빌리자면, "3기 땐 마감 맞추느라 부랴부랴 글 썼지만, 4기를 하면서 글이 점점 늘어나고 나만의 글쓰기 개성을 발견하게 됐다"고하시네요. 실제로 4기 4주 차에 우수글에 선정됐어요.

아마 5기가 마무리될 때쯤, 더 많은 클럽이 구체화 될 거에요!

(혹시 오글클에서 글쓰기 클럽을 운영해보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오마카세 글쓰기 클럽 5기에 꼭 참가하셔야합니다. 기존에 1회 이상 참가한 분들 중 의지가 있으신 분들에 대해서 내부 리뷰를 거쳐 독립 글쓰기 클럽 개설할 수 있게 할 예정이거든요!)

기존 오글클은 어떻게 되냐구요?

제가 운영하던 대로 오리지널리티 발견과 성장에 초점을 맞춘 "글쓰기&성장 부트캠프"로 운영됩니다.

하지만 더 구체적이고 파워풀한 도구들로 업그레이드해서요. 구체적으로는 스타트업이나 자기관리 분야에서 성장에 목마른 분들의 니즈를 채워드라고자 노력할 겁니다!

저도 오글클을 하면서 계속 성장했으니까요!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진짜?)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 짤투데이

오글클을 언제,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확장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던 건 아닙니다.

다만 오글클을 계속해 나간다면, 분명히 Right timing과 Right person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오글클 2기부터 5기까지 참가 신청한 무려 4회 연속 참가자 한 분이 그러시더군요.

오글클을 여태껏 하는 이유는 좋은 사람을 곁에 두고 그들을 통해 계속 배우고자 함이에요.

이런 노력을 안 하면 자꾸 현재에 안주하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게 가장 두려워요.

그리고 저도 이 생각에 동의합니다. 저도 처음부터 이렇게 생각해서 글쓰기 모임을 시작한 거니까요.

오글클에는 분명 성장에 진심인 분이 계속 모이고, 다음 기수로 활동을 이어가는 분이 남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모여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다면, 단순 글쓰기 클럽을 넘어 자생하는 커뮤니티가 될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충분히 모인다면 "Why", "How", 그리고 "What" 같은 것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고, 제 생각은 정확히 적중했습니다.

큰 그림에서는 명확한 비젼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죠.

헤어질 결심, 이어질 결심

헤어질 결심 | 넷플릭스

헤어짐이 있어야 또 다른 시작이 있습니다.

저를 중심으로 한 방식에 안주하면 안된다는 생각에 오글클 1.0과 헤어질 결심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 결심은 더 큰 성장을 위한 오글클 2.0으로 이어졌습니다.

오글클 커뮤니티에서 함께한 많은 분의 힘으로요.

해어질 결심에서 이어질 결심으로, 앞으로의 오글클 2.0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오글클 2.0이 오픈되면 자세한 내용을 가장 먼저 보내드릴게요. 여기서 오픈 알람을 신청해주세요.

5기를 마지막으로 오글클은 완전한 리브랜딩과 다양한 글쓰기 클럽 라인업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앞으로는 오마카세 글쓰기 클럽이 아니라, 오리지널 글쓰기 클럽에서 만나요!

Fin,

PS. 8월 19일까지 오마카세 글쓰기 클럽 5기를 모집합니다. 정원은 15명인데 이미 10명이 찼어요. 오마카세 글쓰기 클럽의 마지막 기수에 참가하고 싶다면, 여기서 지금 바로 5기 참가신청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