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적게 했는데, 가장 힘들었고, 가장 많이 배웠다.

가장 적게 했는데, 가장 힘들었고, 가장 많이 배웠다.

땜빵 선생님의 맞춤형 리더십

·

2 min read

놀라운 땜빵 선생님의 리더십

오늘은 수영 배운 이후로 가장 적은 거리를 수영했는데, 가장 힘들었고, 동시에 가장 많이 배운 날이었다.

기존 선생님 사정으로 피트니스 센터 수영팀 팀장님이 2주간 땜빵(?) 수업을 하는 첫날이었다. 팀장급이라 그런가? 뭔가 달라도 달랐다. 가장 짧은 거리를 가장 힘들게 만들었고 또 동시에 수영을 가장 많이 배운 날로 만들어 버렸으니 말이다.

오늘 수업에서 모든 비즈니스 리더들이 배워야 할 좋은 포인트가 있어 정리해본다.

진단했다.

  • 기존 회원들의 현황을 진단했다. 같은 날에 시작해도 신체 능력별로, 개인 연습량 별로 차이가 생기게 마련이다.

  • 회원들이 각각 어떤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어느 정도 수영을 할 수 있는지 실제 퍼포먼스를 보며 진단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초를 강조했다.

  • 수영은 상급으로 갈수록 상체를 많이 활용하게 되지만, 초보 땐 상체 활용도 안 되고 밸런스도 안 좋으니 무조건 킥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초보 때 강한 킥이라는 기초를 탄탄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보통 50분 수업에서 평균 700미터 최대 1,000미터까지 수영을 하는데, 오늘은 단 475미터만 했을 뿐이었는데 여태까지 수영한 날 중 가장 힘들었다.

  • 475미터면 25미터 풀이니, 편도 19번. 이 중 8번은 시작 전후로 2바퀴씩 연습한 거라 실제로는 더 적었다. 이제 몸이 운동 강도에 어느 정도 적응됐다고 생각했는데도 킥 제대로 하니 정말 힘들었다.

진단에 맞춰 1:1 피드백 했다.

  • 기존에 일괄적으로 빼던 진도를 개인별 퍼포먼스에 맞춰서 캘리브레이션 한 뒤 맞춤형 1:1 피드백을 제공했다.

  • 각자 어려워하고 잘 안되는 부분을 빠르게 캐치해서 바로바로 반영할 수 있게 했다.

  • 혼자서 2개 레인, 10명에 가까운 회원을 통제했는데 언제 그걸 다 봤는지 모르겠다. 그 육군 원사 짬밥 같은 거 같음 딱 보면 아는? 업력이 높아지면 생기는 휴리스틱스랄까

요구했다.

  • 모르는 게 있으면 자기한테 꼭 물어보라고,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수영에 대한 재미를 붙이기 바란다고 했다.

  • 무작정 오래 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 못하는 부분을 정확히 파악해서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모든 운동이 똑같다. 골프도, 스카이다이빙도 디브리핑이 중요하다. 어디가 어떻게 잘못됐는지를 알고 다음에 의식적으로 고치려고 부단히 노력해야 그 동작이 내 것이 된다.

격려했다.

  • 수영이라는 것이 참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한다. 잘 될 땐 기분이 좋다가도 잘 안될 땐 기운 빠지고 하기 싫어지는 것이다.

  • 누구나 겪는 과정이라고, 자기한테 잘 배워서 하면 금방 실력 늘 테니 걱정 말라고 격려했다.

오늘도 수영으로부터 배운다.

오늘 등장한 수영 팀장님은 처음 봤는데, 아주 인상 깊었다. 여유로운 모습에서 나오는 날카로움 때문이었을까? 정곡을 찌르는 정확한 피드백 때문이었을까?

정교한 진단, 기초 집중, 개인별 피드백, 높은 기대치 설정과 지속적인 격려를 통해 회원들이 계속해서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단 하루만에.

정규 수업 시간이 끝나고도 초보반에서 나를 제외하고 3명이 남아서 연습을 하더라. 맨날 나 혼자 남아서 두바퀴씩 할 뿐이었는데.

맞춤형 접근과 끊임없는 발전을 요구하는 리더의 모습은 여러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나는 오늘도 수영으로부터 배운다.

이분과 함께할 2주간의 수업이 기대된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