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7월 말부터 영어 공부의 일환으로, 일주일에 하나씩 영문 에세이를 쓰고 있다. 나중에 읽어보면 “이땐 이런 생각을 했네?” 하는 재밌는 Save point가 돼서 빼먹지 않고 꾸준히 쓰려고 꽤나 노력 중이다.
11월 첫째 주가 되니 총 14개의 글이 모였는데, 그냥 두기 아까워 한글로 번역해 페이스북, 링트인, 그리고 브런치에 올려봤는데 반응이 좋았다.
마케팅 업무를 하며 항상 스토리를 다뤘고, 이제 막 퍼스널 브랜딩을 시작하며 느낀 점도 있어 글쓰기 팁을 정리해봤다. 물론 글쓰기에 정답은 없지만, 분명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퍼스널 브랜딩에 꼭 필요한 글쓰기 팁 5가지
1. 꾸준함이 왕이다.
무엇이든 꾸준히 하면 가치가 생긴다. 개인적인 사례를 하나 들어볼까 한다. 나는 작년 7월부터 공모주에 투자하고 있는데, 참가한 모든 공모주 데이터를 정리해 구체적인 평가 방법과 참가 기준까지 정립했다. 총 14개월 간 48개 공모에서 약 650만 원의 수익을 올렸고, 이를 바탕으로 공모주 강의를 준비해 1주일 만에 75만 원의 강의료를 벌기도 했다.
직접 기획해 진행한 첫 강의였다. 꾸준히 공모에 참가하고 데이터를 정리하지 않았다면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정보는 모이면 데이터가 되고, 데이터가 관점을 만나면 스토리가 된다. 그러니까 이제부터 내가 좋아하는 주제부터 가볍게 글을 써보자. 꼭 전문적일 필요도 없다.
글쓰기는 추상적인 생각을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 뿐만 아니라, 아이디어와 정보를 연결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해주는 훌륭한 수단이기도 하다. 생각을 완결된 글로 써서 기록하고, 이를 공유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격차는 먼지가 쌓이듯 조금씩 생겨나 종국에는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위대한 기업가와 사상가는 어떤 형태로든 글쓰기를 가까이하는 사람들이었다.
2. 흥미로운 스토리는 가장 강력한 몰입 도구다.
누구나 밤을 새워 소설이나 만화책을 읽은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심지어 페이스북이나 링트인에서 보이는 긴 글조차 흥미롭다면 많은 공감과 관심을 받는다. 또 구전만으로 후세에 이어지는 설화나 신화가 있을 만큼 이야기의 힘은 막강하다. 인류에게 흥미로운 스토리를 쫓는 유전자가 각인돼있기 때문 아닐까?
누구나 좋은 스토리가 될 정보와 데이터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 다만 활용하지 못할 뿐. 단순한 일상에도, 생각과 이야기를 더해 흥미로운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 내가 공모주 강의를 준비하며 개인적인 이야기를 녹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1년에 3번 해외여행 가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글로 누구나 공모주 수익으로 여행을 갈 수 있다는 스토리를 어필했다. 주식으로 유명세를 얻은 사람이 아니라 강의를 준비하면서도 이게 과연 될까 싶었던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1년 이상 투자하며 직접 발견한 정보와 느낀 점을 모두가 좋아하는 여행이라는 주제로 풀어내서 공감을 샀고, 공모주 강의 판매라는 목표도 달성할 수 있었다.
3. 세일즈도 중요하지만, 진정성이 먼저다.
퍼스널 브랜드를 위한 글쓰기의 목적은 명확하다. 브랜드의 가치를 독자에게 알리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전문가라면 컨설팅을 팔 수도 있고, 영업 사원이라면 상담을 권하기도 할 것이다. 기업가라면 내 제품이나 서비스를 알릴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모든 퍼스널 브랜드는 구체적인 세일즈 니즈를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퍼스널 브랜딩의 글쓰기가 단기적 세일즈에 초점을 두면 중장기적인 팬 확보가 어려워진다. 글쓰기는 꾸준히 그리고 천천히 목표에 다가가는 수단일 뿐이다.(효율적 목표 달성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레버리지하는 그로스해킹 업무를 해온 내가 이런 얘기를 하다니, 놀랍다!)
화자의 진정성이 포스팅에 선행하지 않는다면 스토리는 공허한 세일즈 피치가 될 뿐이다. 글쓰기는 나와 같은 관심사를 중심으로 하는 독자를 모으고, 이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첫 번째 단계이다. 유명한 브랜드가 될 필요도 없다. 내 이야기를 들어줄 진짜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자. 진정성이 먼저다. 결국 세일즈는 따라온다.
4. 두려워 말고 피드백을 받자.
글쓰기를 막는 가장 큰 심리적 요인은 타인의 평가가 아닐까 한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타인은 나에게 그리 큰 관심이 없다. 그리고 모든 인간은 스스로에게만 관대할 뿐 타인에게는 엄격한 편이다. 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용기를 내자.
포스팅 전, 주변에서 피드백을 받아 내용이나 구조를 손보는 것은 심리적 위축을 극복하는 좋은 방법이다. 제 3자 입장에서 훈수를 두는 것만큼 쉽고 재밌는 것은 없기 때문에 건설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다. 더 적극적인 변화를 찾는다면 구체적인 목적을 지닌 글쓰기 모임에 참가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이 포스팅도 여러 커뮤니티의 다양한 피드백을 받아 탄생했다. 어떤 형태로든 글을 쓰는 친구가 있다면, 혹은 글쓰기와 밀접한 주제를 다루는 커뮤니티가 있다면 두려워 말고 조언을 받자. 언제나 생각보다 좋은 포인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인풋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아웃풋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남이 어떻게 생각하든, 꾸준히 노력하면 최소한 본인 마음에 드는 글은 쓸 수 있다. 내 마음에 드는 글을 쓰는 것을 목표로 정진해보자.
5. Last but not least. 맞춤법은 두 번, 세 번 체크해도 모자라다.
글쓰기의 필요조건은 흥미로운 내용이 아니다. 비문이 없는 문장이다. 흥미로운 내용은 충분조건에 지나지 않는다. 프로다운 면모를 나타내야 할 글의 맞춤법이 틀린다면, 그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평생에 걸쳐 일궈온 전문성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대학 시절 교훈처에서 운영하는 학교 웹진에 기고를 했었다. 기자 출신 데스크는 항상 기본기를 강조했다. 오탈자 체크, 비문 없는 문장, 읽기 좋은 구조, 통일된 단위 사용, 정확한 외래어 표기 같은 기본기가 아이템의 차별성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기본기에 충실하지 않았다면, 손흥민은 월드 클래스 선수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기술의 발전 덕분에 온라인에 많은 무료 맞춤법 체크기가 있다. 복사, 붙여 넣기만 하면 될 만큼 사용법도 쉽다. 꼭 맞춤법을 두 번 이상 체크해 전문성을 까먹는 실수를 하지 말도록 하자.
최근 스타트업 업계의 많은 분들을 만나고 있는데, 대부분 갖는 고민의 결이 비슷해서 놀랐다. “아이디어는 많은데 어디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시작을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뭐가 됐던 내 생각을 정리하고 행동해야 다음 스텝으로 나아갈 수 있다. 글쓰기에 대한 팁을 담은 이 글이 여러분의 첫 번째 스텝을 고취시켜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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