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사고로 흥미로웠던 24 브라질 GP
11월 초에 있었던 2024 F1 브라질 그랑프리가 화제다. 비오는 날씨로 인한 불안정한 트랙 상태 때문에 출발 그리드를 결정하는 예선 때 많은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본선에서도 17위로 출발한 맥스 베스타펀이 ‘분노의 질주’를 선보이며 1위로 올라서 우승하는 드라마를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올 시즌 최약체로 평가받는 알핀이 2위와 3위를 하는 기염을 토했다. (본인은 알핀 팬이라 매우 기뻤다!)
반면 맥스와 같은 팀 동료인 멕시칸 드라이버 체코 페레즈는 본인의 팬이 운집한 브라질 그랑프리에서 13위 출발, 11위 마무리에 머물며 방출설에 대한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이번 브라질 그랑프리가 주목받아서인지, 2023 작년 브라질 그랑프리 때 맥스와 체코의 차이점이라는 내용의 영상이 떠서 흥미롭게 봤다.
F1 월드챔피언의 자질
전세계에서 운전을 가장 잘하는 F1 드라이버 20명 중에서도 제일 빠른 단 한사람, 월드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자질로 이런 것들이 언급된다.
- 레이싱 스킬
극한의 상황에서도 정교한 차량 컨트롤 능력
날카로운 오버테이킹 판단력
타이어와 연료 관리 능력
다양한 날씨/트랙 조건 적응력
- 정신적 요소
300km/h 이상의 속도에서도 침착함 유지
순간적인 의사결정 능력
실수 후 빠른 회복력
높은 스트레스 상황 관리 능력
- 팀워크
엔지니어들과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차량 개발에 대한 명확한 피드백 제공
팀 전략에 대한 이해와 실행력
- 일관성
전 시즌 동안 높은 수준의 경기력 유지
포인트 획득의 꾸준함
실수를 최소화하는 안정성
- 레이스 크래프트
전략적 사고능력
타이밍 잡기
경쟁자의 약점 파악과 활용
이는 사실 당연한 것들이다. 그리고 실제로 F1 무대에 오를 정도로 운전을 잘하는 사람이라면 저정도는 기본 패키지로 갖추고 있다.
저 위의 능력이 없으면 애초에 F1에서 롱런할 수 없다. 한 시즌 혹은 한시즌도 버티지 못하고 스러져간 많은 F1 드라이버들이 떠오른다. 닉 더프리스같은.. (‘닉에게 보내는 편지’[1]를 쓰기도 했는데,ㅋㅋ)
진짜 월챔 자질과 월챔 행동
실제로 F1 팬들이 말하는 “월챔의 자질”은 조금 다르다. 바로 이런 것이다.
레이스 트랙에서 꼭 1등을 해야하기 때문에 하는 행동. 조금 더 구체적으로 풀어 써보면,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든 변화시키려고 노력하는 것, No를 No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
이런게 바로 진정한 의미의 월챔의 자질이다. 그리고 이런 “월챔 자질”이 극대화된 사례들이 있다.
상대방 차를 티 안나게 담궈버리는 7챔 루이스 해밀턴의 ‘경의 품격’[2], 팀 오더를 무시하고 승리를 향해 질주해버린 4챔 세바스티안 베텔의 ‘멀티 21’[3]도 그렇다.
그리고 3챔 맥스 베스타펀의 아래 피트레인 추월도 ‘월챔 행동’으로 칭하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영상 설명: 2023 브라질, 둘다 빠르게 피트를 나가야 하는 상황, 같은팀 팀메이트 체코 페레즈는 라디오로 “If you need to overtake, Overtake”라는 얘길 듣고도 순순히 탈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맥스는 그냥 옆길로 다른 차들을 추월해버림. (월챔 행동 그 자체)
이걸 보고 많은 팬들이 이를 “승리를 향한 멘탈리티의 차이”라고 여기고 있다. 실제로 23년 드라이버 챔피언 포인트를 보면 맥스와 체코는 2배 가까운 점수차이가 난다. (같은 차를 타는데도)
그리고 24년 시즌이 아직 끝나지는 않았지만, 맥스와 체코 사이 성적은 당연히 큰 차이가 난다.
심지어 올 시즌은 체코의 기량이 극도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23년은 드챔 2위였으나 올해는 겨우 8위에 위치함.
You need to overtake, Overtake
2023년 브라질 그랑프리의 맥스와 체코의 피트레인 탈출 장면은 드라이버 챔피언의 자질을 정확히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If you need to overtake, Overtake(추월해야한다면 추월해)"라는 말을 들었을 때, 한 선수는 허락을 기다렸고 다른 선수는 그냥 움직여서 기회를 만들었다.
이런 순간의 차이가 먼지처럼 쌓여 월드 챔피언과 그저 그런 드라이버를 가른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주저하지 않는 것, 승리를 향한 강렬한 의지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 -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챔피언의 DNA다.
월챔의 자질 유뮤가 1년 뒤 2024년 브라질 그랑프리의 대조적 성적을 만들었다. 17위로 출발해 1등으로 우승을 한 맥스, 13위로 출발해 11위로 레이스를 마치고, 방출설에 시달리는 체코.
우리가 F1 챔피언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은 이것이다.
주어진 상황에 안주하지 않는 도전 정신, 기회가 왔을 때 주저하지 않는 결단력, 그리고 승리에 대한 절대적인 갈망.
그리고 F1은 항상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나는 승리하는 사람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가? 성공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볼 것인가? 기본을 준비했다면 무엇을 추가로 갖춰야하는가?
내게는 23년 브라질 그랑프리의 라디오가 인생의 월드 챔피언을 꿈꾸는 모두에게 주는 메시지로 들린다.
If you need to overtake, Overtake
만약 해야한다면, 해
[1] 닉 더프리스에게 보내는 편지, https://100xstv.hashnode.dev/eatthelemon
[2] 경의 품격, https://namu.wiki/w/%EA%B2%BD%EC%9D%98%20%ED%92%88%EA%B2%A9
[3] 마크 웨버의 길몽이자 악몽, 레드불과 베텔, https://www.hankyung.com/article/20161018382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