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에 천만 원을 버는 일을 말합니다.
요즘 “월천”이라는 단어가 난리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어느새 소셜미디어 광고를 잠식하더니 다양한 월천러들이 비월천러를 매혹한다.
소위 월천을 찍는다는 월천러들의 스토리는 대동소이하다. 그리스 로마신화의 헤라클래스, 테세우스 혹은 스타워즈 시리즈의 루크 스카이워커와 같은 영웅서사의 주인공을 보는 듯한 느낌. 뭐 21세기 기술 사회 버젼의 영웅서사는 맞으니 굴곡이 클수록 임팩트가 크기야 하다.
▲뱀으로 변신한 아켈로스와 싸우는 헤라클래스 청동상
<내가 요약한 다섯 단계로 보는 월천러 스토리라인>
발단: 가난하게 자랐고, 찐따(?)라고 불릴 만큼 찌질했다. 반지하에 살았다. 판자촌에 살았다 등등
전개: 직업을 구해 열심히 일했으나 사측의 노예일 뿐,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했다.
절정: 우연한 기회에 본인이 판매하는 강의 분야의 일을 시작하게 됐다.
위기: 처음 하다보니 여러 시행 착오를 거쳤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귀인”의 도움을 받기도 하며, 착실하게 “나만의 비법”을 내재화했다. 이후 월천, 월억의 수익을 내기 시작했고 이제는 다양한 경로로 자동 수익을 내고 있다. 꼭 외제 자동차, 사무실 사진, 집 사진, 명품 사진, 입금 내역 등의 인증이 항상 포함된다.
결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내 방식을 나누고 있다. 나는 어렵게 이뤘지만 내 방식을 따라 하면 당신도 손쉽게 이런 영웅서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월천 아니 월억 월수십억 같이 하자.
“30분 일 하고 월천 벌기”, “나는 1주일에 2시간 일하고 월에 1억 번다” 등의 영웅서사들이 대부분 이런 스토리라인을 따라가고 있다. 고전이 힘을 발하는 순간이랄까?
이렇게 월천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진짜인지 가짜인진 내가 판단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확실한 건, “월 천만 원”이란 욕망을 가진 사람들이 매우 많아졌고, 이 욕망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강의, 이북, 컨설팅 등)가 실제로 괄목할만한 매출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모두가 평범한 월급이 아니라 비범한 월천을 원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슬프지만 월급이 주는 울림이 초라해진 것은 맞다. 의지만 있다면, 부수입을 만드는 것이 매우 쉬워졌기 때문이다.
동네에서 음식 배달을 하며 돈을 벌 수 있게 해주는 긱 이코노미, 대가를 받고 콘텐츠를 팔 수 있게 만들어주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그리고 트래픽으로 돈을 벌 수 있게 해주는 광고 수익 모델 등 IT 기술의 발전으로 다양한 신경제가 생겨났다.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내가 가진 자원을 활용해 추가 수익을 내는데 드는 한계 비용도 0에 수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테크 공룡들이 독점하던 데이터에 대한 헤게모니도 프로토콜 이코노미나 웹3.0 논의로 점차 바뀌어가는 추세다.
이런 변곡점에서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대월천시대를 맞이하는 모든 분들에게 필요한 능력 다섯 가지를 정리해봤다.
(사실 나에게 이런 게 필요하다 생각해 나에게 쓰는 편지라 생각하고 적어봤다.)
1. 파도를 알아보는 힘
파도 타는 모습이 그저 멋져 보이기만 하는 서퍼. 하지만 실제 서퍼는 파도를 타는 것 보다 좋은 파도를 기다리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필자가 10년 가까이 서핑 하며 직접 경험한 일이다.
▲서핑에 대해서 이런 밈이 있을 정도
현재 위치에서 잡아 탈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사이즈와 속도의 파도를 알아낼 수 있어야 비로소 서퍼는 파도 위에 올라타 바다를 가로지르는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현재 마켓에 치는 파도를 정확히 분석하고 파악해 언제 어디서 어떤 파도가 올지, 그 파도를 나는 어디에서 기다리다가 잡아탈지 결정해야 한다.
변화는 항상 기회를 낳는다. 기술의 발전으로 21세기 버젼의 영웅서사가 수없이 쓰이고 있다. 변화의 맥락과 정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앞으로 연관 기술과 산업이 얼마만큼의 부가가치를 창출할지 과거의 사례를 통해 배워야 한다.
증기기관으로 시작된 산업 혁명은 산업 생산성을 크게 높이며 인류의 삶을 크게 바꿨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일자리가 생겨났고 위대한 제조 기업들이 태어났다.
인터넷으로 시작된 정보통신 혁명 또한 세상을 송두리째 바꿨다. 전 세계 증시 시가총액 상위를 차지하던 많은 제조업 기반 기업들이 자신들의 자리를 인터넷 기업에 물려줘야만 했다.
모습과 양상이 바뀔 뿐 인류의 역사는 계속 반복된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기존 산업을 해체하며 새로운 산업과 부가가치를 만들어 낸다.
따라서 과거 사례를 비추어 보면서 현재 우리가 나아가는 방향과 내가 서 있는 공간이 정확히 어디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팬더믹 기간동안 게임스탑 같은 밈 주식 도지코인 같은 밈 코인, NFT 등의 크립토 폭등과 같은 사태를 보면서 리테일 투자자들이 기관 투자자들과 동일하게 혹은 더 유리하게 싸울 수 있는 다양한 기반(커뮤니티, 기술, 규제 완화 등)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이런 파도를 정확히 잡을 수 있다면 신나는 서핑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2021년부터 국내에도 전문투자자 라이센스가 없는 개인이 비상장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지원하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나왔으며, 필자도 직접 그런 서비스를 만들기도 했다. 실제로 국내의 대체 자산 시장은 다루는 자산군이 넓어지며 빠르게 커졌다. 이 변화를 직접 경험하며 개인의 성장과 재무적 관점에서 모두 많은 성과를 얻었다.
2. 진실과 과장을 꿰뚫는 힘
최근 한 펀딩 사이트에서 월 수익 1,000만 원을 만들 수 있다는 강의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정확히는 해당 강의에 펀딩한 유저들이 환불을 요청해서 화제가 됐다. 무려 3,700명이 넘는 인원이 총 6억 원 이상을 펀딩했는데, 리워드를 확인한 유저들이 퀄리티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환불을 요청했고, 해당 펀딩 사이트의 신뢰안전팀이 나서서 보완된 신규 리워드를 재발송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케이스다.
▲실제 해당 펀딩 관련 숫자와 후기
자동으로 월에 천만 원을 벌 수 있다는데 솔직히 혹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인터넷 시대에서 진실과 과장을 정확히 구분해 내기는 너무나 어렵다. 의도를 가지고 이 두 가지를 교묘히 섞는다면 누구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다.
3,700명이 넘는 펀딩 서포터가 정확히 어떤 내용의 리워드를 받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언급하기가 조심스럽다. 온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에 따르면 리워드 콘텐츠 내용이 서포터즈의 기대와 달랐고, 주최자 본인이 경제적 혜택을 얻을 수 있는 리퍼럴 링크를 삽입해 “이 펀딩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 하겠다”라는 의지를 확고히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래서 그에 대한 반발로 많은 유저들이 환불을 요청한 것이 아닐까?
혹자는 ”변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아냐“라고 하던데 그런 태도는 피하는 게 좋다. 흑백논리로 진실 혹은 과장 중 하나를 판별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해당 콘텐츠를 제작한 사람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어떤 의도를 갖고 원작자가 해당 콘텐츠를 만들었는지, 이 콘텐츠로 최종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이 콘텐츠가 발산하는 수많은 신호와 소음의 정체는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 그것을 꿰뚫어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위 펀딩 주최자는 3,700명이 넘는 서포터에게 전달한 리워드 콘텐츠에 본인의 리퍼럴링크를 삽입하며 본인의 의지를 확고히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3. 필요한 것은 어디서든 흡수할 수 있는 유연함
놀랍게도 위에서 언급한 펀딩에 달린 후기다. 해골 물을 마시고도 깨달음을 얻는 사람이 있듯, 누군가는 주어진 상황 모두에서 배움을 얻는다.
가치 판단은 내가 하는 게 아니라 시장이 하는 것이다. 유저가 이미 가치를 인정하고, 그 대가를 지불해서 영웅서사의 주인공들을 월 천, 월 억으로 만들어줬는데 내가 뭐라고 그들을 평가하는가?
내 기준에서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무작정 사기꾼이니, 쓰레기니하는 건설적인 비판이 아닌 비난을 할 필요는 없다. 분명 배울 점은 어디서든 찾을 수 있고, 그것은 내 마음가짐에 달려있다.
버릴 건 버리고, 배울 점은 배우면 된다.
4. 부러움, 시기심 그리고 조바심을 버리자
2017년 대세 상승장과 18년 하락장, 2021년 디파이 서며, NFT 붐과 테라 사태 그리고 최근 FTX 사태까지 크립토 시장의 수많은 흥망성쇄를 산업의 일원으로써 직접 경험했다. 어마어마한 변동성에서 말도 안 되게 큰 부를 이룬 사람도 많고, 모든 걸 잃어버린 사람도 봤다. 그 과정에서 부러움, 시기심 그리고 조바심을 느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이런 부정적 감정은 천천히 삶을 좀먹는다. 무언가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난 뒤라면 이미 많은 것이 피폐해져 있을 것이다. 부정적 감정을 내적 동력으로 이용해 더 강력한 삶의 동기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런 부정적 감정은 삶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5. 확고한 가치판단 기준
21년 6월, 프로 야구 구단 엘지트윈스의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이 이슈가 됐다. 월 1,000만 원을 줘도 백수를 안 하겠다는 야구선수가 있어서였다. 월 300만 원이어도 직장인을 하겠다고 답변해서 온라인 커뮤니티가 잠시 뜨거웠다.
“일을 해야지, 움직여야 사람이지”, “나는 80살 돼도 돌아다니면서 일 할거야”,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공짜로 살려고 그러니 인생을, 힘들어야 돈 버는거야. 월 1,000줘도 안 해. 백수” 라는 명언을 남겼다.
당연히 누리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너는 하고 싶은 일 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말하는거지”라는 반응이었는데, 이에 대한 대답으로 또 다른 명언을 남겼다.
신고 선수: KBO 리그에서 "신고선수"(申告選手, 일명 연습생)란 KBO에 정식으로 등록되는 각 팀당 63명에 포함되지 않고, 선수로 신고만 되어 있는 선수들을 말한다.
-위키피디아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온겁니다. 저 신고 선수 출신이에요. 아시죠?”
월천이냐 월이백이냐 보다 더 중요한건, 목표가 무엇이 됐건간에 그것을 추구하는 명확한 판단 기준을 갖는 것이다.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며 월 천을 버는 것과, 타인의 목숨을 구하면서 월 백을 버는 것 중 선택을 내려야 한다면? 물론 2가지 사례 모두 가정일 뿐이지만 가치 판단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것이다.
엘지 트윈스 김현수 선수의 경우, 월 300을 받더라도 땀 흘려 일하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확고한 가치관과 엄청난 노력을 통해 현재 그의 위치까지 올라간 사람이 하는 말이기에 우리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가치관은 얼마든지 주관성이 개입할 수 있어서 명확한 기준을 만들 순 없겠지만, 확고한 나만의 가치관을 확립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대월천시대를 맞이하는 나는 어떤 준비가 되어있나? 라는 작은 물음에서 시작한 고민이 이어져 하나의 글이 됐다.
나를 포함, 월천을 꿈꾸는 모두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본다.
PS: 이 글은 월천연구소 카톡방에 최초로 발행됐습니다.
월천연구소 카톡방에서는 월천과 관련된 다양한 사례 연구, 스터디 진행 등 월천을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카톡방에 입장하고 가장 먼저, 월천과 관련된 정보를 받아보세요.
월천연구소 연구 대상
새로운 부 창출 매커니즘에 대한 이해
기존 월천러들의 지속가능성
지속 가능한 Revenue stream, Business model에 대한 연구
월천연구소가 생산코자 하는 콘텐츠
레포트(월천러 분석)
정기 뉴스레터(월천연구소의 연구내용 정리 및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