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아질 결심

더 나아질 결심

더 나은 스스로가 그렇게 만만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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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가 커리어 초기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에세이‘I want to open a window in their souls’를 읽고, 자기다움에 대한 생각이 싹트기 시작했다.

“내 자기다움은 뭘까?”라는 질문에 당장 답하긴 어려웠다. 하지만 그 시작점은 “나”여야 하고, 내가 지향하는 “미래의 나"가 자기다움을 완성하는 과정에 꼭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면 이제 질문을 바꿀 때다.

“미래에 더 나은 사람이 되려면, 지금 난 뭘 해야 할까?“

1. 먼저 주기(Pay it forw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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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인사 하기, 사소한 친절 베풀기 등 좋은 에너지를 주는 것. 그리고 조언을 필요로 하는 분을 기쁜 마음으로 돕는 것. 비즈니스도 계산적으로만 임하기보단 내가 줄 수 있는 부분을 먼저 드리려고 노력하는 등 Pay it forward 하려고 노력한다. 생각보다 어렵고 쉽게 체화되지 않아서 더 그러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이래서 미수금이 쌓이나?)

인사하기를 예로 들면,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이웃이나, 경비 아저씨, 잠깐 들른 집 앞 편의점 직원 등 일상생활에서 한두 번 지나친 분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보는 것이다. 반응은 대게 2가지로, ”안녕하세요“ 하고 반갑게 인사를 받으시거나, “뭐야 이거?” 하고 쳐다보거나. 어떤 반응이든 명랑한 인사를 건넬 때 내 기분이 좋아서 앞으로도 인사 잘해보려고 한다.

사소한 친절을 베푸는 것도 일상에서 언제든 할 수 있다. 뒷 분을 위해 출입문을 잡아주거나, 엘리베이터 문을 열어두는 등 정말 사소한 것이지만 모두 작은 몸짓으로 고맙다는 시그널을 보낸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 설거지 제때 하기, 세탁물 미리 개기 등 집에서도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친절이나, Pay it forward 모두 일종의 태도라서 계속 신경쓰지 않으면 무심코 기존 관성으로 돌아가 버린다. 나는 ‘친절’보단 ‘까칠’에 가까운 사람이었던 거 같은데, 먼저 주는 습관으로 내가 발산하는 에너지가 조금이나마 좋아진다면, 백번 천번도 더 무엇이든 먼저 주려고 계속 노력하겠다.

2. 집중하는 힘 기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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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머릿속 Backlog에 아이디어가 쌓여있다. 자신에게 신경 쓰라고 아우성치는 이 아이디어를 중요도와 카테고리, 장단기 목표 등 여러 기준으로 정리해 추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긴급성’과 ‘중요성’을 2 by 2 메트릭으로 나눠 생각하는 편인데, 이렇게 한번 정리한 점도표를 보면? 한숨이 나온다. “뭐야 이거 다 어떻게 해?”.

당연히 급하고 중요한 것이 우선순위가 높다. 하지만 진짜 집중해야 하는 것은 아직 급하지 않지만, 중요도가 높은 아젠다이다. (회사로 치면 신사업 개발 같은?) 중요하지 않은데 급한 이슈들은 어떻게든 자동화하거나 아웃소싱해서 쳐내는 게 좋다. 돈을 쓰더라도 시간을 아껴서 더 높은 밸류의 일을 해야지. 중요하지 않고 급하지도 않은 건 생각할 필요도 없고.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니 꾸준히 글쓰기가 먼저 생각났다. 또 나만의 철학과 가치관을 공고히하는 것도 꼭 필요했다. 구체적으로는 성장과 투자 두가지 영역에서 나만의 원칙을 쌓아 가는 것인데, 급하지 않다고 방치하기보다는 꾸준히 챙기겠다고 다짐했다.

집중하는 힘을 기르는 데는 순간순간에 집중하는 운동이나 게임도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고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써야한다. 예를 들어 “투자”에 대한 나만의 가치관을 만들고 싶다면 대가의 책들을 사 읽으며 밑줄도 치고, 포스트잇도 붙여 나름의 인풋 센터를 만들고 소화하여 내 것으로 만드려 하는 것이다. 부단히 노력하는 거 말고 잘할 수 있는 법은 없고, 아마 평생 해야 할 거 같다.

3. 종과 횡으로 컴포트존 벗어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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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적으로 컴포트 존을 벗어나려 노력한다. 수평적 측면에서 그릇을 넓히기 위해 관심사 밖의 사람을 만나는 것과 동시에, 수직적 측면에서는 전문성 강화를 위해 딥다이브 할 수 있는 기회를 찾기도 한다.

“오마카세 글쓰기 클럽”“무엇이든 도와드립니다. 스티븐을 만나보세요” 같은 프로젝트는 평소에 만나지 못하던 분들과 교류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실제로 다양한 분들의 글을 읽거나 만나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트렌드를 접할 수 있었다.

관심사가 겹치는 분이라면 적극적으로 커피챗을 요청한다. 관심사가 같다 보니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게 얘기하게 된다. 지식을 강화하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모르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거절 메시지를 받거나 무시당하는 경우도 있는데, 계속 시도할 뿐 그런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

이렇게 종과 횡으로 경계를 넓히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이어진 관계로부터 비즈니스 기회가 생기기도 하고, 좋은 영향력을 주고받는 친구 사이가 되기도 해 매우 고무적이다.

사람은 가만히 있으면 자꾸만 가라앉는 성질이 있어서 최신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다분히 노력해야 한다. 이런 노력의 결과는 먼지처럼 천천히 쌓이기에 바로 알아보긴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분명히 소복이 쌓여 멋진 결과물을 보여줄 것이다.

4. 조바심 버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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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과 그로스해킹 업무를 하면서 항상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에만 골똘해 왔다. 심지어 감정적인 공감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빠르고 효율적인 정답“을 찾는 경향이 있어 스스로 섬뜩 놀라곤 한다.

그치만 인생엔 여러 상황에 맞는 최적해가 있을 뿐, 단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는 건 아니다. 그래서 요즘 의사 결정에 있어서 조바심을 내려놓고, 장기적 관점에서 더 큰 리턴을 위해 어떤 결정을 하는 게 좋을까? 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오히려 한창 일 배울 때 “내게 필요한 건 시간 뿐”이라는 생각이 더 강했다. 그때는 뭘 더 몰라서 그랬던 거 같기도 하지만, 때로는 과거의 나로부터 배우는 것도 있는 법이다.

조바심을 버리고, 뭐든 작지만 꾸준하게 쌓아가는 것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에너지를 써보려 한다. 무엇이든 매일 매일 1% 나아진다면, 단 60일만 지나도 약 2배 가까이 개선된 결과를 낼 수 있다. 1% 개선을 1년간 지속할 수 있다면 무려 37배가 넘게 개선된다. (1.01^60=1.81, 1.01^365=37.78)

조바심을 버리자. 꾸준함이라는 무기를 갖고 있다면, 단 1% 만으로도 큰 결과를 낼 수 있다.

5. 잘 자고, 잘 먹고, 잘 씻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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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의 질이 의사결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다. 다양한 연구 결과도 수면의 질과 절대적인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미 증명했다.

잘 자려면 좋은 생활 습관을 가져야 한다.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적당히 운동하며, 잘 쉬어야 한다.

요즘 잘 먹는 것에 더 신경 쓰고 있다. 배달 음식이나 외식은 최대한 자제하고, 좋은 식재료로 직접 만든 식단을 위주로 식생활을 개선하고 있다. 바로 체중 변화가 올 정도로 효과가 좋다.

코로나 같은 유례없는 전염병 사태 때문에, 이비인후과는 환자가 크게 줄었다고 할 정도로 개인위생 수준이 올라갔다. 그와는 별개로 내가 원하는 수준의 생활 환경을 추구하는 것이 작업 퍼포먼스를 올려준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모두가 재택근무를 많이 하는데, 좋은 향이 나는 생활 환경이 업무 성과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챙기고 있다. 집안에서, 또 나에게서 끊임없이 좋은 향이 난다고 생각해보라. 그게 바로 작은 행복이 아닐까?


Epilogue

10년 전 오늘의 나는 “자기다움”이라는 책을 읽고 있었다. 10년 전의 나는 10년 후의 내가 자기다움에 대한 글을 쓸 줄 알고 있던 걸까? 우연치고는 꽤나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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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다움을 알게 되면 더 이상 성공을 위해서 속도를 낼 필요가 없다. 성공을 의식해서 남이 가진 것을 곁눈질할 필요도 없다. 오직 자기다움을 위해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권민, 자기다움

지금부터 10년 뒤, 오리지널리티를 확보한 과정에 대해 글을 쓸 수 있길 바라며,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