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카닷 행사에서 쓸 후드티 한 박스 더 왔어요
넓찍한 사무실의 좁은 입구가 소란스러워진다. 디스프레드 멤버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박스를 나르고 있다.
"이게 다 뭐에요?"
"KBW 행사 동안 쓸 굿즈에요"
"베트남에서 항공 택배로 왔네요?"
"제조공장이 거기 있다고 하더라고요"
비가 억수로 내리는 8월 23일 수요일 오전, 나는 디스프레드에 1일 인턴으로 출근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한국 Web3 산업의 최전선을 경험했다.
아직도 초창기인 Web3 시장
Web3('웹쓰리' 라고 한다)는 기존의 웹 1.0과 웹 2.0에서 진일보한 개념이다.
Web1.0: 사용자가 정보를 단순히 읽을 수만 있던 시대
Web2.0: 사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생성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된 시대
Web3.0: 중앙화된 플랫폼의 중개자 없이 사용자들이 서로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고, 가치를 교환할 수 있는 시대
아이폰 같은 스마트폰 혁명의 중심이 된 Web2와 다르게, Web3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의 탈중앙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이 중심으로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트위터와 스퀘어의 공동 창업자인 잭 도시는 Web3라는 개념이 단지 실리콘 밸리 VC의 배만 부르게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스마트폰이 인류의 삶을 바꾼 것처럼, Web3 혁명도 우리의 삶을 크게 바꿀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Web3 관련 산업은 초창기이다.
Web3에 진심, 디스프레드
디스프레드는 한국 시장 특유의 언어 및 문화 장벽으로 형성된 블록체인 관련 정보 불균형을 완화하고 웹3 사용자들의 생태계 참여를 이끌어 건전한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2019년 설립됐다.
주요 업무로 블록체인 프로젝트 성장 전략 컨설팅과 마켓 리서치, 밸리데이팅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개발 조직인 '디스프레드 랩스'를 통해 온체인 기반 웹 3 마케팅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실제로 디스프레드는 다양한 해외 프로젝트를 국내 커뮤니티에 소개해 오면서 크립토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디스프레드를 이끄는 멤버들은 크립토 업계에서 OG(Old Gang, 의역하자면 고인 물)로 알려져 있을 만큼 이 시장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오고 있다.
Web3 산업에 진심인 만큼, 올 9월 4일부터 10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의 블록체인 행사 Korea Blockchain Week 2023에 플랫폼 파트너와 쿠퍼 파트너로 참여한다.
뿐만 아니라, 이번 KBW 현장에서 부스를 운영하기도 하는 등 Web3 업계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입사하면 NFT를 준다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아침, 택시를 타고 디스프레드 사무실로 향했다. Web3 최전선에서 일하는 디스프레드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떤 콘텐츠를 만들지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는 없었다. 하면 "재밌겠다"는 공통된 생각과 출근 날짜만 정하고 바로 시작됐다.
디스프레드에서는, 출근 일정을 협의하자마자 바로 내게 지갑 주소를 물어봤다. 입사자들에게 나눠주는 DS Punk라는 NFT를 만들어 주겠다는 것.
실제로 이 NFT는 입사한 분들 이미지에 맞춰 제작해서 나눠주고 트위터에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었다. 아주 재밌는 사내 문화라고 생각했다. (무려 정금산 대표가 직접 만들어서 주는 거라고 한다!)
나도 이 DS Punk를 받았다. 이렇게 받은 NFT를 자랑하는 것으로 인턴 첫날이자 마지막 날을 시작했다.
전문가들의 요람
디스프레드와는 다양한 인연으로 협업을 해왔다. 그 과정에서 내가 조직 외부인으로써 느낀 점은, 디스프레드의 멤버들은 모두 업에 대한 진심을 가진 전문가라는 것이었다.
디스프레드 멤버들은 일종의 밈 문화처럼 받아들여지는 크립토 산업의 일면을 최대한 즐기되, 맡고 있는 프로젝트나 Web3 산업에 대해 진지한 주제가 나오는 순간에는 분위기와 눈빛이 확 달라지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사무실 곳곳에서 이런 하위문화 관련 다양한 디테일을 찾는 재미도 있었다.
크립토업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 중에서도 중증(?) 이상인 사람만 알아볼 수 있는 디테일들... (물론 본인은 중증이상이라 다 알아봄)
시바견 강아지 인형(도지 코인/시바이누 등의 밈 코인)
Nfts Are a Scam / Nfts Are the Future 책(NFT 씬을 돌아보는 책)
트리플에스 앨범(Web3 아이돌)
스택스 $10을 기원하는 텅스텐 큐브(WSJ에서도 보도한 크립토 밈)
▲First Bitcoin. Then GameStop. Now Tiny Tungsten Cubes
(텅스텐, 이거는 진짜 가져본 사람만 아는 그 "묵직함"이 있음... ㅋㅋㅋ)
디스프레드 사무실은 아주 넓고 쾌적했고, 입구에서부터 간판(?)이 존재감을 뽐내고 있었다.
▲안마 의자까지 구비한 신식 사무실(?)이다.
이날은 디스프레드가 4분기 OKR을 셋업하고 3분기 성과를 리뷰하는 전사 회의가 있었다.
인턴 주제(?)에 이 회의에 참여해서 디스프레드의 전사 목표에 대해서도 듣고, 각각의 핵심 부서가 어떤 기준과 근거를 가지고 개별 조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원래는 이런 옷 입고 출근했는데 곧바로 크립토 네이티브 복장으로 옷 바꿔입음....
인턴 업무로 다양한 지시를 받았으나, 난이도가 상당했다.
아니 여기 사람들은 이런 일을 매일매일 하고 있단 말이야?, 뭐 하는 사람들이야 이거?
하지만 인턴으로 와서 놀 수만은 없으니 다양한 업무를 찍먹했다.
일본 사업 총괄 담당자와 일본 규제 당국과 디스프레드의 일본 신사업 전략에 대한 아이데이션을 하기도 하고, 그로스 총괄 담당자와 옵티미즘의 슈퍼체인 확장성 이슈에 대해서 논의하기도 했다.
또, 리서치 총괄 담당자와 다가오는 KBW에 제공하고 있는 연사 콘텐츠를 널리 알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The Culture, 문화 그 자체
Web3와 관련된 콘텐츠와 문화는 트위터에서 가장 빠르게 생겨난다. 사실 Web3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슈와 밈에 대해서 가장 먼저 포스팅이 발생하는 곳은 항상 트위터이다.
특히, 투자와 관련된 부분은 트위터가 소문의 진원지인 경우가 많다. 지난 3월, SVB가 파산하고 금융위기에 대한 공포감이 극에 달할 때, 미국 정부가 워렌 버핏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사실도 최초로 트위터를 통해 소식이 알려졌다.
그리고 디스프레드에는 트위터를 포함한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종횡무진 누비며 Web3 관련 문화를 드라이브하는 콘텐츠 제작자가 존재한다.
바로 박주혁 CP(Contents Producer)이다.
그는 트위터에서 MORBID-19라는 닉네임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단순히 밈이나 하위문화로써 Web3 콘텐츠를 제작하고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확고한 관점을 가지고 다양한 분야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이런 행보를 보여주는 박주혁 CP야말로 디스프레드의 자유분방함과 전문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 하겠다.(이런 부분을 매력적으로 느껴 코인데스크에서도 인터뷰를 진행한 것 같다.)
1일 인턴을 진행하면서, OKR 미팅 참석 뿐만 아니라, 박주혁 CP와 인터뷰도 하고 트위터에서 콘텐츠를 생산하기도 했다. 바로바로 온라인 반응을 지켜보니 재미있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박주혁 CP를 포함한 디스프레드의 멤버들은 그야말로 노는 것 처럼 일하고 있었다.
디스프레드의 정금산 대표(닉네임 GM)는 이런 디스프레드의 자유분방함을 "책임 하의 자유"라는 단어로 표현했는데, 디스프레드 팀과 한 사무실에서 하루 지내본 뒤에 그 의미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출근한 멤버 모두 곧 있을 큰 이벤트인 KBW 관련 안건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이슈가 있을 때 전문적이고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디스프레드가 가진 저력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날씨는 흐림, 디스프레드는 맑음
출근길에도 비가 왔고, 하루종일 비가 왔다. 날씨는 궂었으나, 디스프레드 멤버들은 그렇지 않아 보였다.
곧 다가올 행사를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모두가 자신의 NFT를 걸고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자신이 맡은 Web3 프로젝트와 관련된 소식이나 밈에 대해서 누구보다 빠르고 민감했으며, 자신의 역할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었다.
최근 여름이 지나가면서 날씨가 자주 흐리다. 그리고 암호화폐 시장도 꽤 오랜기간 Winter를 지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디스프레드 사무실에 있는 APE SZN
(원숭이 시즌, 뭘 사도 되는 불장을 의미한다.) 액자에 IS OVER
라는 낙서가 생겼다.
내가 바라본 디스프레드는 불장이 아닌 베어장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최근 날씨는 흐리지만, 내가 본 디스프레드는 아주 맑아 보였다.
그래서 몰래 APE SZN IS OVER
(좋은 시절은 다 끝났어)를 APE SZN IS NOT OVER
(좋은 시절은 아직 시작도 안했어)로 바꿔 놓고 퇴근했다.
디스프레드는 Web3의 블룸버그를 지향한다고 한다. 블룸버그도 뉴욕에서 업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여 시작했다.
디스프레드가 Web3의 블룸버그가 될 수 있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Fin,
디스프레드는 현재 채용 중입니다.
(수시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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